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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파종기] 어둠이 내리자 파종이 끝났다 한국농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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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봄볕 따스하게 내리쬐던 해는 어느덧 서산 너머로 기울었다. 감자 파종이 끝나가는 들녘에 시나브로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감자파종기를 후미에 매단 트랙터 전조등에 불이 켜졌다. 두둑을 덮은 비닐이 트랙터 불빛에 번들거렸다. 씨감자 보급 장치 양 옆에 앉은 여성농민들의 손길은 어둠 속에서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 전에 수확할 요량으로 지난 12일 올해 첫 감자 파종에 나선 강진산(44, 충북 옥천군 안내면 현리)씨는 주중에 예보된 비 소식에 밭일을 서둘렀다. 인근 지역 농민들은 안 그래도 질퍽거리는 밭 사정에 이제나저제나 파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국적인 비 예보에 강씨 또한 퇴비와 비료 등을 뿌려 미리 준비를 마친 밭 대신 다른 밭에서 파종을 시작했다.

올해 새로 장만한 국산 감자파종기는 밭 로터리부터 두둑 성형, 감자 파종과 비닐 덮는 작업까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농기계였다. 다만, 파종을 코앞에 두고 기계를 인수하는 바람에 새 제품을 시험할 시간이 현저히 부족했다. 사실상 테스트를 겸한 파종이었다.

오늘 감자심기에 나선 밭 면적은 2,500여 평, 강씨는 8시간을 꼬박 트랙터로 파종기를 끌며 부지런히 감자를 심었다. 그의 가족과 친지들이 트랙터 뒤에서 씨감자를 공급하거나 비닐을 다시 덮는 등 모자란 일손을 거들었다.

들녘이 어둑어둑해지자 하얀 비닐로 감싼 두둑이 늘어나며 겨우내 황량했던 밭이 제 모습을 찾은 듯 조금씩 정리됐다. 평소 같으면 10여명의 일손이 하루 품을 온전히 들여야 끝낼 수 있는 일이었다. 강씨는 “기계 작동이 익숙하지 않아 속도가 나질 않았다”면서도 “돌밭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오늘 파종에만 20kg 상자로 30개, 약 600kg에 달하는 씨감자가 쓰였다. 파종을 마치고 트럭에 남은 씨감자를 살피던 그는 새로 구입한 기계값은 차차 갚더라도 올해는 농사에 들인 여러 자재비용만 보전할 수 있을 정도면 좋겠다고 했다.

20kg 한 상자에 1만3,000원 수준, 그가 조심스럽게 언급한 제비용을 뺀 감자의 가격이었다. 말을 하고도 좀처럼 받기 쉬운 가격이 아니라는 듯 그는 다소 멋쩍게 웃었다.

주변이 분간 안 될 정도로 어둠이 짙게 내려 별마저 빛나던 시각, 트랙터 불빛에 의지해 남은 씨감자를 갈무리하던 강씨는 “아직 심어야 할 곳이 많이 남았다”며 주중에 예보된 비 소식이 자꾸 신경이 쓰이는 눈치였다.

그럼에도 오늘 하루 든든한 손과 발이 되어준 감자파종기를 살피는 그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밝게 빛났다. 무엇보다 농사란 때가 중요함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출처 : 한국농정신문(http://www.ik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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